<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1992)>
1.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줄거리는 있습니다.ㅎㅎ(하긴 줄거리가 없는 영화가 어디있을까요...)
대강의 줄거리는 다이아몬드 도둑질을 위해 모인 7명이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도주하려다가 경찰의 습격으로 서로를 오해하고 배신하고, 죽이는 피튀기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그 줄거리를 주도하든, 주도하지 않든, 관여하거나 그렇지 않던간에 대사 하나하나가 쓸데없으면서도 뭔가 중요한 듯처럼 보입니다.ㅋ
그야말로, 대사가 어떤 대사든간에(영화흐름에 아무런 지장도 안 주는 쓰잘데기없는 대사더라도) 영화에 한 몫을 한다는 거죠!
그런 점이 나름 영화를 보는데 쏠쏠한 재미를 덧붙여준 것 같습니다.ㅋㅋㅋ
영화는 특이하게도 시작부터 영화의 줄거리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마돈나의 노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7남자 중 한 명인 미스터 브라운(쿠엔틴 타란티노 감독...ㅋㅋㅋ)은 마돈나의 'Like a Virgin'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에 관련된 xx얘기를 시작합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면서도 나름 몰입감을 올려주죠.
중간에 리더인 죠 캐봇이 수첩을 뒤적이며 이름을 찾다가 미스터 화이트가 그 수첩을 빼앗으며 하는 말이 나름 재밌습니다.ㅋㅋㅋ
그리고 나름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일곱 도둑이 경찰의 급습을 받으면서, 서로가 간첩이 아닌지 의심하고 배신하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장면 역시 영화보는 데에 얕지만 뼈깊은 갈등을 잘 전해줍니다.
이럴 때 그들이 서로 싸우는 부분을 보면 그들이 정말 '개'가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죠.
게다가 이런 인물들의 대사를 잘 살펴보면 인물들의 서로 다른 성격도 대사에 잘 묻어납니다.
인물들의 대사만으로 이렇게 인물들의 성격을 조금씩 드러내주는 이런 능력으로 보면 타란티노, 그도 참 천재인 것 같습니다.ㅎㅎㅎ
2.독특한 시간 구성
대사도 대사지만, 이 영화는 시간 구성이 무척 독특합니다.
이 영화의 표면적으로만 나타나는 전체적인 전개 과정을 살펴보자면...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는데요,
식당에서의 대화→미스터 오렌지의 부상→미스터 핑크가 간첩이 있을 의혹을 제시함→미스터 핑크가 경찰들로부터 도망치는 모습→미스터 화이트가 어떻게 이 일에 참가하게 됐는지→미스터 화이트와 미스터 핑크가 슬슬 싸우기 시작함→미스터 블론드 등장→미스터 화이트와 미스터 블론드 사이에 긴장이 고조됨→그 때 미스터 블론드가 포로로 잡아온 경찰을 공개→미스터 블론드가 어떻게 이 일에 참가하게 됐는지→죠 캐봇의 아들인 에디 캐봇 등장→미스터 화이트랑 미스터 핑크는 에디 캐봇따라서 죠 캐봇 찾으러 감→미스터 블론드는 경찰의 귀를 자르는 등 고문함→그러다가 미스터 블론드가 미스터 오렌지가 쏜 총에 맞아서 죽음(여기서 미스터 오렌지가 비밀경찰, 즉 간첩임이 밝혀지죠)→미스터 오렌지가 어떻게 비밀경찰 신분을 숨기고 이 일에 참가하게 됐는지(미스터 오렌지가 일에 참가할 작전을 친구와 함께 세움→같이 일할 동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미스터 오렌지→죠 캐봇이 각자에게 별명을 지어주고 다이아몬드를 털 작전을 세움→경찰을 피해 가던 도중 미스터 브라운 사망→미스터 오렌지는 한 여인이 탄 차를 뺏어 탈려다가 그 여인에게 총맞고 부상 입음)→죠 캐봇 등장→죠 캐봇은 미스터 오렌지가 비밀경찰이라며 죽이려 하자 미스터 화이트는 그렇지 않다고 죠 캐봇에게 총구를 들이댐. 그러자 에디 캐봇이 아버지에게 총 들이대지 말라고 미스터 화이트에게 총을 겨눔→결국 세 명이 서로를 쏨→미스터 핑크는 다이아몬드를 챙기고 혼자 달아남→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미스터화이트에게 미스터오렌지가 자기가 비밀경찰 맞다고 말함→마지막에 경찰이 급습하고 결국 미스터 핑크를 제외한 모두가 사망
어휴 세세한 부분까지 써보니 기네요...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시간 구성이 무척 독특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위에서 정말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시간 구성이라 할 부분은 블럭체 처리했는데요,
맨 처음에는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렇게 주인공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갈등을 빚어가다가, 중간에 갑자기 한 인물을 중심으로 과거의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지죠.
예를 들면,
인질로 잡아온 경찰아저씨를 트렁크에서 꺼내다가
이렇게 인물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나고,
이렇게 그 인물이 어떻게 다이아몬드 도둑질에 참가하게 됐는지와 그 인물의 과거, 인간관계등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이 쿠엔틴 타란티노가 보여준 <저수지의 개들>의 무척 개성적인 면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이런 시간 구성이 독특하고, 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간에 과거의 일이 나오니까 그 전에 전개되던 현재의 일을 잊어먹지 않기 위해 좀 더 각인하게 되고,
또 과거가 나중에 나옴으로써 그 인물이 이랬구나...하면서 또 다른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타란티노가 도전한 나름 신선하고 미묘했던 도전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3.잔인함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타란티노의 천재적 능력!
쿠엔틴 타란티노, 그의 영화는 또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데요,
꼭 영화마다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있다는 점이죠!
아마 대중 사이에 가장 많이 각인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은 <펄프픽션>과 <킬빌>일텐데요,
<킬빌>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피가 장난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ㅋ
<저수지의 개들>은 <킬빌>만큼 선혈이 낭자하지는 않지만 워낙 현실적으로 선혈이 표현되서 섬뜩한 느낌도 들었지만, 너무 사실되게 표현해서 약간 과장감이 들어간 유쾌감이랄까? 그런 느낌도 들더군요.ㅎㅎ
-총에 맞은 프레디의 모습...피로 흥건합니다.ㄷㄷㄷ-
하지만 <저수지의 개들>촬영 당시에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죠.
타란티노 감독이 촬영장에 의사선생님 한 분을 모셔와서,
"의사 선생님, 총을 맞았으면 한 피를 이 정도 부으면 됩니까?"하자, 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한 양동이 더 붓게! 자네는 총 쏘는 게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아나?"
ㅋㅋㅋㅋㅋ말이 더 필요합니까? 선혈 표현이 과장된 듯 하지만, 결국은 그게 실제 현실이란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선혈효과가 유니크한데, 전혀 부자연스럽지가 않았습니다.ㄷㄷㄷ
-건들건들~ 원래 다음장면도 선혈이 무지막지한데, 여긴 네이버 블로그잖아요...ㅋㅋ-
전체적으로 총평을 해보자면...
시간 구성, 연기력, 대사 하나하나, 스토리, 장면효과 등이 가볍고 톡톡 튀는 느낌이 들어 무척 마음에 들었으나,
전체적인 이야기를 조금 세세하게 보여주느라 전개과정이 약간 루즈했다는 점이 문제점이라면 문제점이겠지요...
그래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만의 색깔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명작이었습니다!ㅎㅎㅎ
마지막으로,
1960년 작 <오션스 일레븐>에서 처음 쓰였으나,
<저수지의 개들>에서 대중화시킨 바로 이 오프닝 시퀀스를 올리고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이 장면은 후일 많은 범죄영화에서 응용되지요! 우리나라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포스터에도 쓰이구요ㅋㅋㅋ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장면입니다. '개'들이 최후를 맞는 장면이지요-
ps.사진에서 팀 로스 지못미...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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